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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

한라산 영실코스 - 돈내코 코스 (돈내코하산 비추함)

by 낭만보스 2020. 11. 14.

소주 한병과 맥주 두캔 탓인지

늦게 잤음에도 새벽4시반에 눈이 떠져

더 잘까 뭘 할까 하다 그래 오늘이다

한라산 영실코스를 가자

술이 덜깨서 내린 결정인가

후다닥 짐을 싸고 대충 씻은후에 택시를 불렀다

올라가서 먹는 사발면과 김밥이 그렇게 맛나다는데

아저씨 이동네 문연 편의점이 없을테니 잠시 중문 들렀다 가주세요

사발면과 삼각김밥을 사고 챙겨온 보온병에 물을 넣어서 택시에 몸을 실었다

마스크쓴 입안으로 술냄새가 다시 나에게 전해 오고 한라산 영실코스를 가기위해

커브길에 단련된 기사님은 힘차게 액셀을 밟고 운전대를 부드럽게 돌리시는데

나는 왜 마른침을 자꾸 삼켰을까

난 괜찮아 멀미인 걸꺼야

입구에 도착하니

별들이 아직 총총하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일찍 온것인가

감깜한 어둠속을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 올라가다

아니 뭐가 보여야 산행에 맛이 아닌가

왜 나는 이렇게 일찍 올라가고 있는것인가

올라가서 어디 일출이라도 볼라고 하는건가 그러기엔 늦었는데

그런생각을 머리로 하며 아무생각없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

 

모르겠다

그냥 걸어 가는거다

그러다 보니 날이 밝는다

이거 꽤 장관이 시작된다

병풍바위겠지

일출이 시작됐나 보다 

 

 

저것은 무엇

구름이 내 앞에 있다 

저거 저 큰게 백록담인가

아니 이렇게 미칠듯한 광경이라니

햇빛이 떠올라 바로 옆에서 비추는데

그 광경이 어마어마 했다

 

윗세오름 표지판이 있길래

이쪽으로 올라가면 되나 보다

쪽쭉 걸어 올라가며 백록담의 서쪽벽? 을 마주한다

옆으로 해가 떠오른다

 

걷다보니 

갑자기 구름속의 산책 

남벽분기점 

그런데 나 어디까지 온거지

윗세오름은 어디란 말인가

남벽분기점이라는데 나와 반대편에서 올라온 분에게

여기가 어디냐고 윗세오름은 어디냐 했더니

지나 오셨다고 한다

아 지나왔구나

그분들은 돈내코로 올라왔다고 했다

잠시 생각하고 그럼 나도 돈내코로 내려가야지 아주 단순한 생각이

나를 파국으로 치닫게 했다

계속 자갈밭 길이었다

내 무릎은 갑자기 엄살을 부리더니 실제로 한걸음 한걸음을 겨우 내딛는 상황까지

내 무릎보호대 스틱 왜 안가져왔니

그건 급하게 나오느라 급할게 없었는데 왜 급하게 나온거지

갑자기 눈앞에 노루가 휘리릭 지나간다

숲속을 보니 3마리나 풀을 뜯고 있다 노루 안녕

나 언제 내려가니

 

몇번이나 쉬었을까

뛰어내려가면 한시간전에 도착할곳인데

나의 무릎은 나의 나이는 이제 ...

어쨌거나 거의 왔다

그리고 무사히 집으로 도착해 글을 쓰고 있다

다음엔 영실로 가서 영실로 내려 와야지

좋았다 두 무릎은 당분간 일을 안하지 싶다

 

그리고 돈내코로 내려오는것은 아주 비추다 

길기도 길고 바닥이 너무 돌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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